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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머리 안 길러?"


뜬금 없는 선배의 질문에 일영은 째진 눈을 깜빡였다.


"...별로 기를 생각 없는데요."


무뚝뚝한 그의 대답에 그녀는 흥미를 잃고 그의 곁을 떠났다. 일영은 괜히 까슬한 제 머릴 쓸어 만졌다.





"여우가 운다고? 내기 할까 새끼야"
"그래 하자 임마"


덜컹, 생각 없이 문을 연 일영은 순식간에 싸해진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죄송합니다, 고갤 숙여 사과했다.
어벙벙하게 자길 보는 은표, 처음 보는 사람. 이라고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홀로 천진하게 웃고 있는 수혁.


"야. 하던 건 계속해야지, 그래서 얼마 건다고?"


어어... 수혁의 말에 다시 신경을 빼앗긴 은표. 일영도 숙소에 돌아온 목적대로 제 책상을 뒤적거렸다.


"일영아, 우리 출사 언제였지?"
"네?"


책상에 없는 것이 이상해, 몸을 쭉 뻗어 수혁의 이층 침대를 뒤적거리던 일영이 이상한 모양새가 되어 머쓱하게 손을 내린다.


"어... 다음주 수요일이요."
"수요일? 야, 그땐 안되겠다."


일영과 수혁의 눈치를 보던 은표가 고갤 끄덕인다. 그래, 그면 주말에 보던가. 쿨한 척 얘기하지만 제 애인과 동거하는 동성 룸메가 어지간히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일영도 그것을 눈치 챈 모양인지 좀 불편한 눈치다. 머쓱하게 서있던 그는 다시 몸을 뻗어 수혁의 침대를 뒤적거렸다. 이내 키를 발견하곤 찾았다, 속으로 기뻐하며 키를 쥔다.
은표는 아까부터를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야, 강은표."


수혁의 부름에 깜짝, 은표가 어벙하게 그를 본다.


"모해 임마. 그래서 언제 보냐니까."
"주말..."
"니네 집에서 잔다?"
"...그래라?"


자고 간다고? 순식간에 일영의 존재를 잊고 은표가 피식 웃는다. 좋댄다. 수혁이 낄낄대자 손으로 입가를 문지르는 은표, 그러나 슬그머니 올라가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그 두 사람을 보고 있는 일영, 머쓱하게 방을 나서는데


"어, 일영아 잘 가."


보지도 않고서, 수혁이 익숙하게 인사를 건넨다.
그대로 돌아서서 꾸벅, 90도로 인사를 하는 일영. 문고리를 쥐고 밖을 나오는데 그대로 쿵.. 문에 선다.

.. 당신의 그런 무심함이 자꾸 이상하게 신경 쓰인다.








인상이 세게 생겨 누구도 다가와주지 않았다.
룸메이트는 구해야하는데 같이 살겠단 사람은 없고, 신입생으로서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랜덤으로 정하기엔 본인이 싫었다. 괜히 성격 다른 이상한 놈을 만나 1년 내내 청소를 하며 뒷바라지를 하느니 차라리 학과 사무실 앞에서 노숙을 하겠다.

무심하게 또 문을 열던 일영은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숨소리에 급히 문을 닫는다.

그러던 중에 찾아온 김수혁이란 선배는 저보다 넉살도 좋고 인품도 된 사람이었다. 한가지 단점이라곤...

일영, 복잡한 표정으로 문에 등을 기대며 안면을 문지른다.

그냥 그가... 사랑이 고프다는 것?




"헉, 거기."


여기? 은표가 허릴 움직이자 으응, 수혁이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 킬킬, 어느새 은표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있다.


"아응, 너, 읏, 천천히, 아"


퍽. 퍽. 퍽. 은표가 속도를 내며 박자 은표가 인상을 구긴 채 흔들린다.
와중에 찰팍찰팍, 젖어있는 그의 안구멍에 은표가 씩 웃는다.


"천천히 좀 해애..."


은표가 그의 팔을 잡아 일으키고는 다시 허릴 움직이자 그에게 안긴 채로 아래가 뚫리는 수혁이 응, 응, 그의 등을 안은 채 신음했다.


"일영이 안 오나"


문득 수혁이 그의 어깨에 기댄 채 중얼거리자 은표가 인상을 구기더니 수혁의 허릴 쥔 채로 퍽퍽, 세게 쳐올린다.

하윽! 윽! 흑! 수혁이 아프게 신음하지만 은표는 그의 힙을 더 벌려가며 허릴 쳐올리며 눈가가 벌겋게 충혈된 그의 얼굴을 감상했다.

하아, 은표가 꽉 그를 안은 채 깊이 사정하며 힘이 풀리자 목이 쉰 수혁이 "악마같은 새끼" 라 중얼거린다
하, 웃는 은표. 나쁘지 않은 모양이다.






"걔랑은 무슨 사이야"


걔? 누구? 아...
은표가 변기에 앉아 담배를 빨 동안 욕실에서 정●을 빼던 수혁이 신음하며 일영을 떠올린다.


"그냥 후배. 같이 살 사람이 없다길래."


욕실 안에 울리는 수혁의 숨소리가 어지간히 자극적인지, 은표가 고갤 든다.


"내가 도와줄까?"


딱 봐도 흑심 가득한 물음에 수혁이 곧바로 "됐어." 라며 거절한다. 피식, 웃으며 연기를 뿜는 은표.





무심하게 방문을 열고 나오는 은표, 문이 열리자마자 그 옆에 쭈구리고 앉아 잠든 일영이 깜짝 깬다.
은표도 놀라긴 마찬가지. 깜짝이야!


"왜?"


방 안에 수혁이 묻고 은표는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아니야, 벌레 때문에." 하고 변명하였다.
일영이 눈을 깜빡거린다. 은표 역시 눈을 깜빡였다.


"왜 여기 있어요?"


일영은 말없이 고갤 숙인다.
봤구나, 은표는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자리를 비켜주는 은표, 일영이 문앞에 서는데


"족구 잘 해요?"


뜬금, 은표가 묻는다.
문을 열려던 일영이 예? 그를 본다.


"아... 아니... 수혁이는 족구를 못 하거든."


은표, 머쓱하게 말을 끌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린 표정이다.
그에비해 눈이 반짝거리는 일영.


"수혁이형이 족구 못 해요?"


에. 은표는 아차 싶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그래서 둘이 왜 족구하게 됐다고?"


쨍쨍 해가 내리쬐는 낮. 수혁이 쭈구려앉아 은표를 본다.
꽤 진지한 표정의 은표. 일영 역시 장난끼가 있지만 꽤 진지한 얼굴이다.


"나 참, 나는 뭐 끼기를 해야지"


지루하단듯이 스탠딩 가 앉는 수혁.
은표는 이렇게 된 이상 절대 지고 싶지 않다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은 일영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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