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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쇼마루를 처음 보는 순간 그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나락은 그뒤로 그의 뒤를 캐고 다녔다.
그의 이야기는 상위층 중에서도 순수 귀족출신 자제들에게서만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출신을 알 수 없는 나락을 위아래로 훑으며 미소를 지었고 나락이 합당한 제물을 바쳐야 입을 열었다.

그중에서도 공개처형을 당한 왕족 자제의 혀를 바쳐 얻은 정보가 나락의 흥미를 끌었는데, 그것은 셋쇼마루가 자신의 이복동생의 기복을 몸으로 받아내고 있단 사실이었다.

처음에는 그의 감정이 너무 뚜렷하여 이복동생을 향한 그의 증오와 혐오가 틀림 없다 모두들 확신하였지만, 그가 집에 들이는 소수자의 귀족들은 이미 그의 목에 낯선 잇자국이 나 있는 것을 보았다 하였다.

그의 이복동생은 낮에는 평범한 사내지만 밤이 되면 폭력적인 성향이 꺼내지는 이중인격의 사내라 한다.
나락은 음울한 붉은 눈동자를 반짝였다. 그의 몸을 맛본 자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것이 그의 이복동생이라.

나락은 그의 이복동생이라는 자를 만나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는데 겉만 봐서는 그저 평범한 중산층의 자제 같았다.
차림새도 평범하고 눈동자와 머리카락을 제외하고는 셋쇼마루와 별로 닮지도 않았다. 그의 얼굴은 확실히 어린 티가 남아있었는데 그것이 나락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대체 이런 사내에게 왜 그는 품을 내주는 것일까.

그리고 소문은 사실이었는지 6시가 되자 경호원들이 나타나 그를 데리고 사라졌다. 셋쇼마루에게로 가는 것일까, 나락은 결국 말 한마디 건네 보지 못하고 그를 떠나보냈다.







짐승이 우는 것과 같은 소리.
셋쇼마루는 눈을 떴다. 새벽, 이누야샤는 잠에 들지 못하고 거실을 돌아다녔다. 필히 자신을 찾는 것이라.
그리고 셋쇼마루가 내려오자 기다렸단듯이 그를 안고 목을 조르듯이 과격하게 애정을 표했다.

한 번도 누군가에게 이리 거친 취급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감히 누가 제 몸에 손을 대랴. 그러나 제 이복동생이라는 놈은 밤만 되면 짐승이 되는 저주에 걸려 저주받은 몸을 끌고 저를 굴복시켜 억지로 몸을 탐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치욕스럽고 분노했어야 하는데 무력하게 굴복당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낯설면서도 이상했다.
가문에 먹칠을 용납하지 못해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를 거둬들여 가둬놓았지만 밤만 되면 자신을 찾고 짐승같이 울어대는 그가 기이했다.
다른 자를 붙여놓아봤지만 그는 잔인하게 찢겨 살점이 뜯긴 채로 살려달라 울부짖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나, 셋쇼마루의 몸이었다.



킁... 이누야샤는 셋쇼마루의 몸의 냄새를 맡으며 붙어왔다. 양 손이 잡힌 셋쇼마루는 가만히 그를 받아들일 뿐이었다. 냄새를 맡고선 그는 콱, 셋쇼마루의 목을 물었다. 늘 같은 자리, 제 흔적이 사라지지 않게.
천천히 그의 잠옷을 풀어 날카로운 손톱으로 살살 그의 흰 살결을 긁었다. 상처 하나 없던 몸이 제 손톱자국으로 가득했다. 이누야샤는 그의 뺨을 움켜쥐어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금색 눈동자. 저를 경멸하는 눈. 그러나 저와 같은 눈.
그는 셋쇼마루의 입술을 핥더니 이내 그의 입안으로 침범해왔다. 우웁, 그는 얌전히 받아들였다.

목이 움츠려들고 그가 답답한 듯 버둥거리기도 했지만 제 힘을 거스르진 못했다. 금색 달이 뜬 밤, 그의 몸을 탐할 때 이누야샤는 비로소 피가 도는 것을 실감했다.

저주, 이것은 저주였다. 같은 피가 흐르는 두 형제가 서로를 탐하고 받아들이는, 불건전한 죄악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운명.
검은 피가 흐르고 피부가 썩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 순간, 그 누구보다도 살아있음을 느낀다.

비록 태양이 뜨는 아침, 자신은 모든 것을 잊을지라도 달이 뜨는 밤이면 그대로 멍든 셋쇼마루의 몸을 보며 만족했다.
그것이면 됐다. 그 누구도 저희 형제를 갈라놓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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