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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온 귀한 손님이 있어 강림도령이 마중을 나갔다.
강림의 복장은 귀한 비단으로 치장하여 흑과 청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술잔을 기울던 그는 강림에게 요즘 제가 빠져있는 이가 있어
그가 사내라 말하였다.



"남색을 말씀하는 겁니까?"

"하하, 그것은 아니하고... 그도 귀한 집 도령인데, 저돌적인 게 더 말할 것도 없소이다"



강림은 흥미를 보이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하루는 산을 구경하다 미끌어져 강에 빠진 날이 있었는데, 그날 그 도령이 구해주었다 하였다.
그는 눈이 날카롭고 목소리가 저음인 사내였는데 그와 달리 얇고 고운 몸선이 그리 야해보였다 하였다.

또 하루는 그를 밤에 보았다 하였는데 시끌시끌한 기생집에 들어가질 아니하고 누굴 기다리는지 한참 서있다 하더라.
기생을 기다리겠거니, 어느 기생이길래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하는 생각에 잠겼다 그 기생집을 들어갔다 하였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젤로 가는 기생이라 하는 자의 가야금 소릴 들으며 그의 생각만에 잠겨 술잔을 비웠다 하였다.
그리곤 나오니 그는 이미 가고 없고 그것이 매우 허전하였다 했다.

또 어떤 하루는 그가 장터를 지나는 것을 보았다 하였다.
노리개가 너무 고와 그의 허리춤에 대 보았는데 그가 부끄러워하였다 했다.
그때 너무 마음이 들 떠, 그만 그의 뺨을 문질렀는데 그가 얼굴을 붉혔다 했다.

그 뒤로 그가 자신을 찾아왔다 한다.
자신이 처음 보는 자들과 어울려도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었다 했다.

그래서 물었단다, 왜 자길 따라다니느냐고 혹여나 사랑하느냐고.
그랬더니 그가 또렷하게 자길 보며, 예. 사모합니다. 라 했단다.

그면 매일 제 생각을 하느냐 물었다.
잠들려 누우면 제 생각을 한단다.

그면 배를 맞춰보겠느냐 물었더니, 그는 그러고 싶지 않단다.
제 생각을 하며 밤을 보내면서도 저와 자는 것이 싫단다.

왜 그러느냐 하였더니,



"선비님. 그런 자들이 있습니다.
 사모와 몸정이 다른 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는 것이 아니겠소."



강림은 가만 장기를 바라보다 흠, 수염을 문질렀다.



"강림, 정말 그런 자들이 있습니까?
 저는 그가 나를 피하려 그런 것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소"

"예, 그런 자들이 있습니다..."



강림은 웃으며 그와 눈을 맞췄다.



" '색' 에 된통 데인 자들이 그러합니다.
 지독한 색에 당한 자들이요."



호오... 그는 강림의 말에 흥미를 보이더니 천진하게 웃었다.



"그가 내 예사로운 취향을 알고 그런 것일까"

"그 자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제가 아는 자제라면 제가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그는 강림의 얼굴을 가만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흠... 망설이는 것일까, 그러다 웃으며 장기를 움직였다.



"해원맥. 해원맥이라 하더이다."



쿵.

강림이 말이 없다.

그는 혹여나 해원맥에게 해가 될 것일까 걱정했지만 강림이 워낙 우직하고 지혜로운 면을 믿기로 한 듯 기대를 보였다.

아아, 아무것도 모르는 자이군.
강림은 미소를 지었다.



"음... 제가 잘 모르는 자제이군요... 알아봐야 겠습니다"

"어, 어어 그럴 필요 없네.
 자네가 잘 모르는 자제라면 굳이 그럴 필요 없지. 무리하지 말게.
 왠지 그럴 것 같았어."



하하.
두 사람이 웃는다.

남자의 얼굴엔 미소가
강림의 얼굴엔 살기가 머물었다.











"형님..."




붉은 실이 단단한 몸에 휘감겼다.
흰 천으로 목이 감긴 그가 눈물을 흘렸다.

강림은 천을 당겼다.
아,
그가 앓는다.




"..... 음란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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