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제이 / 온기

15.07.13

턱에 닿는 까만 머릴 찰랑이며 그을린 피부의 인디언 소년은 모두가 피하는 창백한 소년을 앞에두고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이봐. 같이 나가지않을래? 너가 나오면 모두들 편안히 축제를 즐길수있을거야"

모두들 실내에만 쳐박혀있는 흡혈귀 소년을 신경쓰며 아직 어린(혹은 저들보다도 나이가 많을수있는) 소년을 방치해두는것에 죄책감을 가지면서도 그에게 다가갈수없게 뿜어져나오는 위화감에 발만 동동 굴리는 상황이었다.
에드워드는, 냉혈한의 소년은 무심한 황금색 눈동자로 인디언 소년을 내리깔아보았다. 그는 흡사 황태자와도같이 고운 사람같이 보였다.

"..너, 손이 왜이리 차?"

인디언 소년은 급히 에드워드의 두 손을 꼭 쥐었다. 아직 옅지만 뜨거운 온기가 그에게 퍼져갔다. 에드워드는 깜짝, 그에게서 손을 떨어트렸다.

"있지. 나와같이 나가지않을래, 에드워드."

다정한 목소리. 과분하다싶을정도로 정이 한가득한 목소리였다. 에드워드의 눈동자 앞에 그의 밝은 갈색빛 금발이 살랑였다.
에드워드. 그가 저를 그렇게 다정히 불러주던 때가 있었다.

에드워드.
숨막힐정도로 열기가 느껴지는 목소리가 후끈하게 다가왔다. 꼬옥, 그가 에드워드를 끌어안았다. 영원히 접할수없는 온도끼리 닿았다. 제이콥은 한기에 몸을 움츠리다가도 곧 가슴을 펴곤 온전히 에드워드를 받아들였다.

"이런다해서 난 따뜻해지지않아.."
"있잖아, 에드워드"

길었던 그의 머리가 생애 두번, 싹뚝 잘린적이 있었다. 원치않게 이발을 당한뒤에 다신 자르지않겠다던 머릴 싹뚝 잘라버리고서 나타났던 너. 에드워드는 그 날을 기억했다.

"내가 이대로 얼어죽는게 빠를까, 아님 너가 익어죽는게 빠를까."

짐승의 눈빛을 번득이며 그는 어린티라곤 사라지고없는 성숙하고도 저음의 남자 목소리를 냈다.
난 이미 이 날을 예감하고 있었을지모른다.






* * 



"있지, 제이콥."

에드워드가 제이콥 품속으로 안겨들었다. 그의 차가운 피부가 닿자 제이콥은 몸을 움찔였다.
에드워드의 영혼없는 황홀한 눈동자가 반짝였다.

"너가 날 이렇게 껴안아주던 때가 있었어."

제이콥은 대답이 없었다. 빨리 뛰지도않는 그의 일정한 심장소릴 들으며 에드워드의 눈살이 꿈틀이며 비틀어지게 웃었다.

"넌 기억나지않지만.. 난 절대 그 날들을 잊을수없어"

에드워드는 피곤하게들릴수도있는 잠긴 목소리로, 제이콥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으며 부스럭였다.

"난 절대 널 지울수없어 제이콥"
"..니가 내가 사랑하는 연인을 냉혈한으로 만들지만 않는다면 나도 너와 일정한 관곌 유지할수있을거야"
"이제 영영 벨라밖엔 없구나"

에드워드는 고갤 빼내곤 제이콥을 쳐다봤다. 그건 마치 천진한 어린아이같으면서도 상처가득한 눈을 하고있어 하마터면 제이콥은 마음이 흔들릴뻔했다. 아니, 그런 눈빛에 약한 그는 이미 휘청였을지도모른다.

"이 온기가 나만을 위한것이라 착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는 빈정거리듯 웃으며 제이콥의 손바닥을 손으로 안아 손가락을 만지작였다. 제이콥의 눈에서 거부감을 보았을때, 에드워드는 참을 수 없는 질투를 느꼈다.

"내가 벨라와같은 여자였다면"
"입닥쳐 컬렌"
"그면 내가 그녀보다 훨씬 아름다웠을텐데"

-그면 넌 흔들림없이 날 선택했겠지.
-흡혈귀는 생각만으로 구역질 나.

에드워드는 거의 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울지않았다. 고갤 끄덕거릴뿐이었다.

"잘가. 늑대친구"
"...다신 이런 도발행위가 없었음좋겠군"

제이콥은 숲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를 지켜보는 에드워드의 황금눈동자엔 읽을수없는 감정들이 얽히어선 일렁이고 더 빛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