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26. 새를 잡은 적이 있습니다. 그냥 새요. 별로 특별한 것도 없었습니다. 유달리 평범한 새였는데 늘 내게서 도망치고 싶어하던 새였죠 제가 놔둘 리 있었겠습니까 날개를 꺾어두었죠 ... 그리고 정말 새는 도망을 갔습니다 날개가 없이도 도망을 쳤더군요 그 애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내게 남은 것은 녀석의 날개죽지 하나 피묻은 깃털 뿐이었으니까요. ... 그 새는 정말 도망친 걸까요? 어쩌면 성 밑에 죽어있을 지도 모르죠 날지 못하고 추락한 채로요 어쩌면 다른 새의 먹잇감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탐스런 피들을 흘리고 있었으니 ... 그 새가 보고 싶었습니다 한심하게 죽은 꼴이로든 집어 삼켜진 흔적 밖에 남지 않았든 어느 꼴이로든 ... 성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보이지 않더군요..
"왔어?" 은표와 족구 약속을 잡고 터덜, 들어오던 일영은 수혁의 인사에 고갤 들었다. 여전히 자신을 보고 있지 않은 그, 급히 뭔갈 치우는 모양새다. 일영이 다가와 도우려하는데 손이 닿는 순간 수혁이 깜짝 놀란다. "아... 야, 너 잠깐 야식 좀 사와." 수혁이 재빨리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지폐를 일영에게 내민다. 돈을 받고도 멀뚱거리며 앉아있는 일영. 수혁이 다시 그를 보는데 "저 은표형이랑 족구하기로 했어요." "뭐?" 그게 무슨 뜬금 없는 소리냔듯 수혁이 인상을 구긴다. 일영이 그제야 빙긋, 웃는다. 웃기는, 수혁이 그의 머릴 쓰다듬고는 다시 돌아선다. 웃는 꼴을 보아하니 진심인 것 같은데... 일영이 나가는 기척이 들리자 뒤적거리던 수혁은 손을 내렸다. 강은표 이 새끼는 뭐하는 새끼야. 출처..
"넌 머리 안 길러?" 뜬금 없는 선배의 질문에 일영은 째진 눈을 깜빡였다. "...별로 기를 생각 없는데요." 무뚝뚝한 그의 대답에 그녀는 흥미를 잃고 그의 곁을 떠났다. 일영은 괜히 까슬한 제 머릴 쓸어 만졌다. "여우가 운다고? 내기 할까 새끼야" "그래 하자 임마" 덜컹, 생각 없이 문을 연 일영은 순식간에 싸해진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죄송합니다, 고갤 숙여 사과했다. 어벙벙하게 자길 보는 은표, 처음 보는 사람. 이라고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홀로 천진하게 웃고 있는 수혁. "야. 하던 건 계속해야지, 그래서 얼마 건다고?" 어어... 수혁의 말에 다시 신경을 빼앗긴 은표. 일영도 숙소에 돌아온 목적대로 제 책상을 뒤적거렸다. "일영아, 우리 출사 언제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