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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비명이 너무 커서...
뭐라는지 안 들려요...




박선창이 이선생 호출 받고 처음 이선생 영접하던 날, 약에 쩔은 자들의 쾌감일지 절규일지 모를 비명들이 난무하고 그 속에서 너무 평온하게 눈을 감고 비명 소릴 감상하는 이선생이 정말 악마같이 보였을거야.. 선창은 덜덜 떨며 자기소개를 하는데 말이 자꾸 헛소리만 나오는 것 같고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지고 두렵고 매우 작은 존재로만 느껴지며 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계속 떨리는데, 뭐라는지 안들린다는 이선생의 말에 딩-, 하고 선창의 뇌가 정지해버리는거지.

그렇게 떨기만 하는 선창을 하찮게 바라보던 이선생이 갑자기 턱을 괴고선 웃어,
예쁘다고. 선창이가 예쁘다고 말이야.
선창은 그대로 줄행랑을 쳐버리지, 정신 없이 도망치느라 앞도 안 보였어 괜히 그가 비정상적인 힘을 보이며 정말 악마같이 쫓아올까 두려워 뒤를 돌아보는데 순간 누군가와 부딪히지.
쿵. 선창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어버렸어. 멍하니 있다 덜덜 떠는 제 손을 들어보는데


-괜찮아요?




다정한 물음에 그가 고갤 들지. 빛이 역광으로 그의 얼굴이 가려져 후광이 보였어. 남자는 미소지으며 선창에게 손을 내밀었어. 선창이 그것을 잡고 일어나고, 그는 선창의 어깰 토닥이고선 이선생이 있던 방으로 들어가지.

-이선생님.

남자는 익숙하게 그 이름을 부르지. 붉은 와인을 휙휙 돌리던 이선생이 슥, 눈만을 굴려 남자를 쳐다봤지

-아~.. 브라이언 이사님 오셨어요?










___
제 아버지가 죽고 다음으로 이선생 보필하는 브라이언 보고싶다ㅠㅠ 주인과 하인처럼 보이지만 이선생은 속을 알 수 없는 브라이언의 눈에서 마냥 충성심만이 보이지 않는 걸 알 수 있었지. 시한폭탄같은 이선생을 보필하면서 때를 기다리는듯 보이던 브라이언은 이선생이 각별히 이뻐하는 박선창을 보면서 저에게도 뭔가, 위험한 신호가 오고 있다고 느낄거야. 악마같은 이선생에게 안겨 두려움에 떨던 선창이 어린 양처럼 제게 안겨 다정과 보살핌을 구할때, 브라이언은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그 때를 기다리며 묵혀둔 제 본성을 느끼겠지. 아,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참 한순간이구나.



+++
트이타엔 안 썼는데
시간이 지나 박선창은 브라이언도 제가 생각한 온전한 사람이 아니었단 걸 알곤 방황하지 않을까. 마음도 무뎌지고 행동은 괴팍하고, 실성한 것처럼 돌아다니다 브라이언과 이선생을 캐고 다니던 조원호를 만나겠지.

뒷세계는 좆도 모르고, 그냥 정의감만 활활 타올라서 불나방같은 새끼가 자기 처지도 모르고 날뛰는 게... 선창이는 재미있었을거야. 거기에다 사람이 은근 순진해서... 감정도 못 속여. 자길 이용하려고 다정하게 대해준 건 알겠는데 원호도 모르게 발동되는 동정같은 걸 선창이는 존나 잘 알고 있을거야.

뭣도 모르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선창은 완전히 감정이 무르익어 자신을 안은 원호에게서 지옥에서 구해주겠단 말을 듣게되고 선창은 그리 중얼거리면서 맨몸을 이끌고 비적비적 창가로 다가가지, 커텐을 치니 어느덧 환한 아침 햇살이 쏟아져. 선창은 하, 웃고는 원호를 돌아보지.
그 얼빠진 면상, 순진무구한 면상을 보며 씩 웃을거야.

-넌 나 못 가져, 병신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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