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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쩜오/독전

[락선창] 충실한 개

감감님 2018. 7. 12. 12:40
아 그런거 보고싶다, 박선창이 서영락이랑 피 한방울 안 섞인 가족관계인데 저기 먼 사촌이고 그런거.
박선창 집은 파산에 박선창이 거둘 가족도 없는 판이었는데 영락이 부모님이 거둔거지(영락이네 집이 중산층이고 평범한 가정이란 설정으로)
선창은 영락의 부모님에게 눈밖에 나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그 노력은 영락에게도 이어졌음.
그리고 부모님이 억울하게 차사고로 돌아가셨던 날, 영락은 한참 방황을 하다 3년만에 집에 돌아와선 제 집도 아니면서 깨끗이 청소하고 항상 제 방을 관리해온 선창을 마주하지.
그래, 일 하나 하지 않겠냐고. 영락은 오연옥과 연락한지 오래였어.
박선창은 뭐든 해, 그걸 알고 있었지 서영락도.






그 날밤에 선창은 영락의 옆에 누워 잠을 잤어.
영락아 자니, 다신 못 들을 것 같은 다정한 목소리로 그가 영락을 불렀지.
잠이 안 온다, 는 그의 말에 영락은 다 들리면서도 등 돌린 채 자는 척을 했어.
난 너를 위해 뭐든 할거야, 뭐든.
그래 알고 있데도. 하며 영락은 웃음을 흘렸지.






꽤 오래간만에 봤어. 영락은 고인물처럼 밑바닥에 있었고 선창은 부랴부랴 승진해서 상무가 되어 있었지.
그가 영락의 공장에 찾아왔어, 그런 일이 없었는데 말이야. 부르기 전까지 오지도 않기로, 그래놓고 한번도 부른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선창의 얼굴은 상처가 가득했어. 그의 상사 브라이언이 꽤나 폭력적인 모양이야.
영락은 말 없이 선창을 쳐다봤지. 듣기론 미친놈이라던데, 멀쩡한 사람 팔도 자를 만큼 미친놈이라던데, 왜 제 눈앞에 박선창은 독기 다 빠진 버려진 개같은 눈을 한건지.
선창이 입을 열었어, 만족하냐고.
영락은 깨닥였지. 선창은 끄덕였어, 그면 됐다고. 그걸 확인하고 싶어 왔다고.
그리곤 공장을 나가 선창은 다신 찾아오지 않았어. 그는 열심히 일했지.
브라이언 이사가 그의 목을 따버리겠다 또 소리쳤단 소문을 여러번 들었지만 그는 살아있었어. 굳건히.

영락은 그가 한번이라도 다시 자길 보기 위해 온다면 기특하단 말을 해주고 싶었어. 하지만 그는 오지 않았지.
그리고 공장이 몇번 불태워지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나선가, 브라이언 이사가 반란을 일으켰단 소식을 연옥으로부터 듣고 영락은 그의 행방이 궁금했어.
항상 파란 양복에 어울리지도 않게 부러 약해보이지 않으려 힘준 포마드 헤어에, 맨정신이 힘든듯 늘 전자담배를 물고 나사 풀린 사람처럼 웃으며, 제 친동생도 아닌 피 한방울 안 섞인 먼 사촌놈을 위해 목을 매는 미련한 사람 말이야.
죽지 말아야 할텐데.
곧 정상이 다가오는데 말이야. 그전의 폭풍에 휩쓸려선 안될텐데.

왜일까, 영락은 발신인을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온 편지봉투를 열기가 두려웠어.
조직에서 박선창이란 이름을 못 들은지가 몇개월되었거든.
영락은 문득 떨고 있는 제 손을 봤어.
두려웠나봐.
그가 죽었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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