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국내쩜오/독전

[락선창] 어떤 평화

감감님 2018. 9. 22. 22:15
"어흐~씨 존나 춥다아..."



영락은 사박, 눈을 밟으며 제 옆에 쭈구려 앉는 자를 힐긋거렸다.
왜 굳이 이 곳까지 쫓아온 것일까,
싶지만... 이미 예상했던 것인지
영락은 티나지 않게 웃는다.

다만 알아채지 못하는 그만이 괜히 힐긋 힐긋 그를 살필 뿐이다.



"넌 굳이 이런 데까지 온 이유가 뭐냐..."



하며 남자는 제 미간을 꾹꾹 누른다.
영락은 부러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은 채
그저 앉아 기다릴 뿐이다,
신호를.



"...."



말이 없으니 그는 고갤 돌린다.

춥다,

그리 말할 뿐이다.
영락은 일어나 집에 들어가더니
말 없이 담요를 꺼내 그를 덮어준다.

그는 머쓱한지 어, 라 말하고
그 뒤의 고맙단 말을 삼킨다.


남자는 한참 영락을 쳐다봤다.
그의 코가 벌겋게 얼었고 입술은 시퍼렇게,
킁. 코를 삼킨다.

영락은 피식, 그제야 티나게 웃었다.
남자는 제가 잘못 본 것일까 영락쪽을 몇번 힐끔거리더니 이새끼 봐라? 기쁘게 웃는다.



"뭐냐, 너..."



고요하다.
온통 허...연 게... 저승 같기도 하고...

남자는 그제야 저, 희기만 한 땅의 끝을 찌푸려 보았다.
무엇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이 불 뿐이다.

영락은 보온병을 열어 따뜻한 커피를 건넸다.
남자는 그걸 받아 홀짝거렸다.

촌스러운 정장이 아닌 그저 평범한 코트차림인 그가
조금은 귀여운 모양이다.

영락은 낚시대를 접고
그제야 남자를 보았다.



"밥 먹을까요"



그런다,
남자는 기다렸단듯이 보온병을 닫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영락은 버섯전골을 생각중이다.



 "같이 가"



그가 총총, 뛰어 영락의 뒤를 따른다.





'국내쩜오 > 독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락선창) 엘베 씬이...  (0) 2020.02.15
[락선창] 서영락 꼬봉 박선창  (0) 2018.11.20
[락선창원호] Believer  (0) 2018.07.22
[락선창] 반어법  (0) 2018.07.22
[락선창] 충실한 개  (0) 2018.07.1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