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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쩜오/사약

[대식자성] 파수꾼

감감님 2019. 1. 31. 01:15
14.03.16.


간단한일이었다. 남자한명 감시하라는.

죽이라는 것이었다면 더 즐거웠겠지만은, 그래도 피는 안 묻힐 수 있는 것 같아 대식은 딱히 아쉬워하지도 않았다.

기차가 증기를 뿜듯이, 길고 짙게 내뿜어지던 담배연기가 끊겨 흐트러졌다. 한참을 굳어진것마냥 가만히 있다 꺼낸말이,


"죽여도 좋다"


자신을 보는 대식에 남자는 일그러지게웃었다
한모금 빨고는 짓누르며 대식이 다시 길게 연길 뿜어냈다, 선명하게 뿜어나오는 연기가 순간 흐트러져 사라졌다.




달콤한 인생 X 신세계 / 크로스오버









평소에 그리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지만은, 어찌됐든 그의 뒷처리를 해주는 해결사로서 대식은 뾰족한 대문앞에서 꺼적거리다 엄지로 진하게 꾸욱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그의 눈동자가 대문 안, 창문으로 굴러갔다. 깜빡깜빡거리는게 신경쓰인다.

인터폰의 빨간불이 반짝반짝거리다 꺼지고 연길 내뿜으며 대식이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살짝 뒤로 물러나더니, 이내 훌쩍 뛰어 손 쉽게 대문을 넘곤 손을 탈탈 털며 능청스레 현관까지 걸어간다.

손잡이를 꺽자 금방 열려 버리는 현관에 대식은 아무렇지 않게 집안으로 들어왔다.
기계음섞인 초인종음악이 흘러나오고 깜깜한 집안에서 깜빡깜빡거리는 불빛이 눈에 띄었다, 아까 창문에서 봤던 불빛.

대식이 담배꽁초를 훅 던져버리고는 터벅, 그 불빛을 향해 걸어갔다.
깜빡깜빡, 깜빡깜빡.

불그스름해진 전구를 탁 건드니 훅 꺼져버린다.
깜깜한 방안에 스위치를 찾아 더듬거리던 대식의 손길에 탁 소릴내며 불이 켜졌다.

하얀 와이셔츠만 걸친 남자가 의자에 앉은 채로 넘어진, 바닥에 상체를 널부러트린 다소 불편해보이는 자세로 누워있었다.

삐딱하게 그의 모습을 감상하듯 바라보던 대식이 발끝으로 남자의 복부를 걷어차고, 남자가 표정이 일그러트리며 컥... 천천히 눈을 떴다.


"반갑네, 백대식이야"


대식을 보는 남자의 미간이 좁혀졌다 풀린다, 대식이 그의 표정을 따라하듯 미간을 좁혔다 피며 히죽 웃고는 자신의 품 속에서 새 담밸 꺼내 문다.


"뭐 돌려 말 할 거 없고, 내가 오늘부터 그쪽 감시, 하게 됐거든"


대식의 발자국이 시커멓게 남은 와이셔츠를 부스럭이며 그가 일어났다.
찰캉, 불을 붙인 대식이 후우ㅡ 짙은 연길 내뿜고 벽에 걸린 그림에 시선을 맞췄다.


"그쪽이 회장님 애인이랑 눈이 맞으셨대매"


후우, 짧게 연길 내뱉곤 터벅터벅 대식이 그 그림에게로 다가갔다.
자성은 주머니에서 담밸 꺼내 불도 없이 입에 물었다.

그림속의 꽃을 멍하니 보던 대식의 시선이 조금 비켜나가 투명한 액자로 비춰진 남자의 모습을 보았다, 곧 죽을 사람마냥 넋 놓고 누워 있는 꼴에 픽 웃고는 그를 돌아봤다.


"이자성씨?"


대식의 부름에 그가 대식을 바라보았다.


"그러게 사람은 가려서 만나야 되는 거야"


쭈구려앉아 그와 시선을 맞춘 대식이 한쪽에 치우치게 광대를 올려 입고릴 비틀며 웃었다.
자성은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점차 가까워지는 그의 손으로 시선이 굴러갔다.

찰캉, 그의손안에서 붉은빛이 나오더니 곧 자성의 입에 물린 담배에도 연기가 흘러나왔다.

다시 저를 보는 자성에, 대식이 히죽 웃고는  아이고오오 몸을 일으켜세웠다.











하루쟁일 쨍알쨍알, 그러면서도 항상 살기를 품고 있는 이상한 남자, 대식에 자성은 불편을 감추고는 묵묵히 밥을 먹었다.


"근데 나 질문 하나해도 돼?"


젓가락질을 멈추고 자성이 고갤 든다.


"어쩌다가 그 여자 맘을 훔친 거야?"


회장님 말로는 원래 뭐 감성팔이 할 사람은 아니라던데.
자성이 젓가락을 놓고는 숟가락을 들어 국에 밥을 만다.
대답 없는 자성에 허, 웃은 대식이 반지들이 끼어진 손가락들을 서로 문지르며 입가를 구겨 올린다.


"백대식씨는, 애인 있으십니까"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의외로 굵은목소리에 대식이 의외라는둥표정으로 끌끌 혀를 찬다, 애인 말고 떡은 자주 치지.


"...."


자성이 말없이 미묘하게 웃으며 후룩 국에 말은 밥을 들이키고 그런 그를 멀뚱히 보던 대식이 저가 무슨 틀린 말했나싶어, 속으로 다시 자성의 질문과 제 대답을 재결합시켜보고는 기웃거렸다.


"아~ 재미없네."


한참 자성의 식사가 마무리 되어 갈 때즈음에, 대식은 갑자기 소릴 냈다.
자성이 고갤 들어 그와 눈이마주치자 대식이 익살스레웃는다. 사랑타령이나하고 말야, 이자성씨. 아무래도 감성팔이맞는거같은데.


"회장님이 사람을 잘못봐도 너무 못 봤네."


대식은 정지된사람마냥 여전히 입은 올라가있지만 자성을보는 눈빛은 전혀 웃고있지않았다.
자성은 애써 긴장을 감추듯 물을 들이켰다.


"이자성씨, 섹스 해봤어?"


콜록, 자성이 사레가든듯 콜록이고 그 꼴을 우습게보던 대식이 옆에 휴지를 풀어 내밀었다, 자성이 휴지를 받아 입 주윌 문지르고 가만히 그꼴을 보던 대식이 손을 뻗어 자성의 머리칼을 쓸어만졌다.
흠칫 놀라는 자성.


"안해봤어? 섹스"


저를 보는 혐오감이 서린 두 눈에 대식은 더욱 짙게웃으며 만지던 머리칼을 꽉 휘어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릇들이 미끌어지고 깨지고, 대식이 몸을 일으켜 몸이 들려진 자성에게 짐승같이 입을 맞췄다.

꽉 감긴 그의 눈에 대식의 입가가 슬며시 올라갔다.
머리칼을 쥔 손에 힘이들어가자 아. 자성이 신음을 내뱉고 대식이 입을 떼고선 비릿하게 웃었다.

자성이 피하려 몸을 움직이지만 머리칼을 쥐고있는 대식 탓에 다시 이끌려돌아왔다.
와이셔츠의 쥐어 잡아당기는 대식에 투두두둑, 단추들이 모두 뜯겨 떨궈지고 대식을 보는 자성의 눈에 두려움과 혐오가 뒤섞여 일렁거렸다.

대식은 그것이 매우 만족스럽단듯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원래 인생이란 게, 고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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