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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모: 제임스? 이름이 제임스야? 외국인?


하며 방정 맞게 걸어온 남잔 무뚝뚝하게 앉아있는 제임스의 얼굴을 슥 기울여 보고는


문선모: 뭐야. 한국인이네-.


하며 투덜대며 다시 걸어간다.
그런 선모의 뒷모습을 가만 바라보는 제임스
...







.
.


문선모: 난 제임스씨 그게 참 좋아.


쏴아아. 비가 쏟아지는 바깥.
거의 무너질 것 같은 휴게소, 작은 주차장에. 다 먹고 면 조금 국물 몇스푼 남은 우동그릇과 담배.
연길 내뿜던 선모는 문득 제 옆에 묵묵히 앉아있어주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의문을 모르겠단 표정으로 저는 보는 그에 선모는 가만히 그를 보다 히죽,

그게 좋다고 그게... 중얼거리며 잇새로 연길 흘리면서 담배 든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고 킥킥 웃는다.
그 웃음소리가 참 구슬프다. 굵은 박스 뒷면과같은 천장에서 쏟아지는 빗줄기. 선모는 국물을 들이켰다.







윤영화: 네가 어떻게 이래..! 네가 어떻게...!



몇십분째.
다짜고짜 들이닥쳐 저를 벽으로 내몰더니 저 하고싶은 말만 내뱉고 있다.

영화에게 두 팔이 잡혀 그에게 억지로 품을 내어준채 선모의 표정은 넋이 나가 지루함의 끝을 달렸다, 하아..
그는 눈을 내려 제 허벅지 사이에 닿는 영화의 다리를 쳐다봤다. 미친놈..
하, 웃음이 절로 나와 좀 웃었더니 안그래도 눈 뒤집힌 놈이 아예 희번득해져선 선모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문선모: ...왜. 기분 좆같아?


선모는 한심하단 눈으로 윤영화를 보며 입가를 꿈틀였다.


문선모: 씨발 웃기네에 윤영화씨... 4년만에 보는 초면에 반말 찍찍 하시고.


없는 껌을 질겅거리듯 말을 뱉으며 뚜둑, 목을 풀던 선모는 턱을 들어 그를 깔아보며


문선모: 윤영화씨는 나한테 할 말 없어요?


마치 징그러운 것을 보기라도 하는 듯 영화의 표정은 질색이 되어 그를 본다.
허, 그 표정도 재미나단듯


문선모: 예나 지금이나 인생 혼자 사시는건 여전하시네... 섹스도 못 했겠다.
누가 너같은 새끼한테 대주겠냐.


선모에게 엉겨붙어있던 몸을 떨어트리며 쾅! 영화는 벽을 쳤다.
꽉, 감겼다 떠지는 선모의 눈. 여전히 싸늘하게 영화를 노려본다.


문선모: 너 내가 신고하면 벌금감이야.. 아직도 나한테 돈 쓰고 싶어?
윤영화: 문선모.
문선모: 4년 전 불이나케 도망가놓고 갑자기 찾아와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하는건 무슨 심보일까, 이거...


하.. 말을 뱉어내고나니 더 기분이 더러워져 벽에 붙어있던 등을 떼며 선모는 갑갑한지 타이를 풀었다.


문선모: 내가 너새끼 도망가고 좆빠지게 굴러서 여기까지 왔는데.. 미쳤다고 널 만나? 우리 관계는 이미 니가 차서 끝난거 아니었나?


대답이 없는 영화에 선모의 눈은 분노로 붉게 충혈되어 가증스럽단듯 찌푸린채 입꼬리는 부슬부슬 올라갔다.


문선모: 너 진짜 왜 그러냐. 왜 그렇게 밑바닥까지 갔어.. 냄새나게.


툭. 그가 밀치자 힘없이 밀쳐지는 영화.


문선모: 난 너 같은 새끼들이 존나 싫어.. 지 죄책감 줄이자고 수란 수는 다 쓰면서 자기 혼자 소설 쓰는 새끼들.. 니 머릿속이 궁금해. 넌 뭐든 게 계산적이었잖아.


고갤 숙인 영화의 앞으로 나타나는 선모의 얼굴.
쿵. 그는 영화의 이마를 박고서 응? 이를 악물고 영화를 노려보았다.


문선모: 너 지금도 계산하고있지. 어떻게하면 나 조질까.
그런다고 너한테 후장 안 대줘요, 윤영화씨.. 당신 공식은 예전에 끝났어.

문선모: 왜 왔어. 그 예전에 죽고 못 살던 일에서 쫓겨나서?


스륵. 영화에게서 떨어져 선모는 다시 냉철하게 그를 쳐다봤다.


문선모: 아.. 보상받고싶었구나.. 내가 일까지 잃고 널 보러 왔는데 문선모 이 새끼는 딴 새끼랑 좋다고 붙어먹고있네? 건방지게? 이런 심리인가?


선모는 고갤 비스듬히 꺾고서 사납게 묻는다.
대답 없는 영화, 차피 대답을 기대하고 묻던 것도 아니기에 가소롭단듯 흥, 선모는 코웃음 쳤다.


문선모: 니 인생 족친거랑 나랑 그게 뭔 상관이야..
그리고 내가 붙잡을때 짓밟은거 너세요, 그걸 잊어?


난 죽어도 못 잊는데.
울컥. 또 끓어오르는 속에 선모는 그만두잔듯 꽉 이를 악물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는지, 쳐들었던 고갤 내려 내려놓은듯 눈을 감은채로


문선모: 사랑?...


다시 떠지는 눈. 그대로 매섭게 영화에게 들이닥쳐 그를 움켜쥐고 삿대질한다.


문선모: 존나 했었지! 그 씨발놈의 사랑!!


그의 눈이 번득 번득, 빛이 나온다. 광기에 휩싸여 소리친다.


문선모: 내가 너 만나고 존나 많이 배웠다, 그건 고맙다 이 개새끼야.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라, 죽여버릴거야 진짜.
쾅! 쓰레기통에 쳐박듯 윤영화를 밀쳐넣고서 뚜벅뚜벅 선모는 투덜대며 걸어간다.

마침 걸려온 전화에 어, 어떤 미친놈때문에-..
영화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며 가볍고 짜증섞인 목소리.
지금 갈게. 선모는 이미 멀리 가고 보이지 않는다.

흐릿하게 그의 뒷모습을 보던 영화는 가물가물하게 눈을 다시 감는다.

아까 저를 움켜쥐었을때 났던 문선모의 상쾌한 민트향이 잠깐 생각이 났다 이내 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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