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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쩜오/신세계

정청자성 3

감감님 2019. 1. 31. 14:25
14.03.26.


자성아 너 애있더냐.



아직 죽기엔 멀은 쪼그만한게 쪼르르 뛰어가는 그 모습을보면은 청은 그저 힐긋 그 하얀얼굴을 보다 돌아서고 자성은 그 까만뒷통수를 오랫동안 시선을 떼지못하고 바라보는거였다.

이번한번이아니다. 전부터 애만보면 제 아이 잃은 어미마냥 그 축처진눈가로 아련히 그 아새끼 뒷통수를 바라보는데, 뭔갈 잊은눈매며 허전한입가가 정말로 애잃은어미가따로없었다.



청의물음에 자성은 힐긋 그를보고는 말없이 고갤숙였다.
아직까지도 자성은 그런물음에 답변을해주지않았다, 자성은 청에게 살아생전의 이야길 해주지않았다.



자신이 뭔갈 털어놓으면 이야기가 흐름을타고 그의 마음을 열어주것니만, 청은 안타깝게도 제 과거를 기억하지못했다.


그건 불행이었는지,
행운이었는지.














하루는 술을 진탕먹어서, 술기운도올랐겠다 스리슬쩍 자성에게 이승에서의 시간을 물은적이 있었는데

말없이 뚝뚝 눈물을 떨구더니 그상태로 제두손에 얼굴을 파묻히고 엉엉우는거였다, 그뒤로 청은 자성이 사정있는얼굴로 아이들을 돌아봐도 그 사정에 대해 묻지않았다, 그저 가만히


그 처진눈가를 가만히 바라만봤다.











끼이이익,
무거운 문이 열렸다. 호화스러운 상들리에의 아래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시커멓게 타들어간 눈가에 희뿌연 눈동자들이 때굴때굴 청에게로 굴러갔다.

죄인들의 회의에는 되도록이면 참석하고싶지않지만은, 청은 떼고싶지 않은 발을 떼어 성큼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끼익, 그 문이 닫힌다.




"어이 정청이 오랫만이야아?"




저만치에 희뿌옇게 파들어간 눈깔로 좋다고 낄낄, 장수기를 시덥지않게 보고는 청은 빈자리에 가 앉았다. 마주앉은 사내가 청을 치켜보았다, 청의표정이 어두워졌다.



"강형철이는 잘 지내는가"



제 앞에 마주앉은 청에게 김 빠지는것마냥 피식 웃은 형철이 시커먼 손톱으로 나무테이블을 긁어내며 입을열었다.
그 잘난 사업들은 잘들 되가는가.



" 緣 사업이야 짱짱허지이, 어찌 그들이 緣을 거부하겠나."



허, 형철이 비웃으며 담밸꺼내물고 청은 투명한 눈으로 둘을 노려보았다, 거 시간들 되면 혼들 좀 나눠주고들 그러세 서로 더불어 먹고사는거지이.



"지이랄."



쾅!
무거운, 그 무거운. 제 죗값의 무게라는 그 무거운 문을 박차고 음산한 사내가 회의장안으로들어왔다.
지랄도 풍년이네, 능구렁이새끼들이.
그가 대충 내부를 훑고는 입술을 치켜올리더니 담뱃불을 붙였다.
청의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



"ㅈ, 자네는 어쩐일로.."
"사업 하는게 우리지, 어찌 당신들이신가?"



희뿌연연기가 매혹적으로 피어올랐다, 그 연기를 보는 청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사내가 그의시선을 인식했는지 찬찬히 청에게로 시선을 옮기니,



"이게 누구야, 골드문 이이사님 아니신가"



늙은 여우같은 강형철이 먼저 다가가 둘을 차단시키자, 사내가 아니꼽게 형철을 째려보고는 후 연길뿜었다.
댁은 뉘슈.



"새로 사신직을 맡게 된 강형철이라고, 내가 니 조상 때부터 있던 사람이야 이 버르장머리없는새끼야"



형철의 말에 흐흥, 으쓱이며 웃던 사내가 한쪽으로 무게를 치우쳐서있던 다릴 고쳐 서고는 형철의 어깰 감쌌다.



"우리 강사신관님, 명줄 오래가고 싶으면 그 주둥어리 조심 좀 해야겠어"



그의 손이 형철의 어깰 두드리고, 형철의 손이 들린 순간 사내의 입가에 흘러나오는 연기의 색이 변조되었다.


푸르슴한 불꽃이 형철의 손에 머물었다, 그가 고갤돌린다.
사내 역시 형철과 맞댈 생각이었는지 시커멓게 변조되었던 연기가 후욱, 하얗게 다시 타들었다.
푸른불꽃을 거슬리게보더니 형철 뒤에가린 사내를 쳐다본다.


청이 담배에 불을 붙이자 훅 형철의손을 감싼 불꽃이 꺼지고, 후우 청의 입에서 흩어져나온 흰 연기에 사내에 눈썹이 꿈틀였다.



"야. 어디서 산송장 냄새 안나냐."



사내의 말에 그의 뒤에 서있던 남자가 예? 당황한듯 되물었다, 힐긋 그를 보고는 사내가 픽웃는다.
어디 산소통 단 새끼가 저승길에 깝치지



"누군지는 몰라도, 몸조리잘해."



난 인정사정 보지 않는 놈이라서.
그의 시선이 청을 향한 채로 경고하듯 말하고선 성큼 회의장을 나갔다.
쿠웅.. 묵직한 문소리에 회의장은 모두들 숨죽인 듯 고요하다.



"조심해라."



청이 형철을 보았다.



"너말고, 이자성이 때문에 하는 말이야"



그 이름이 형철의 입에서 뱉어졌단 게 문제인 듯, 청이 눈에 살기가 띄었다.
형철이 능글맞게 웃고는 콜록. 담배를 지져끄며 건조한 기침을 해댔다.











이자성은 잿빛이었다.


사람들을 모두 색으로표현하자면 그랬다.
잿색. 회색이었다, 다시 하애질수도 아에 까매질수도없는.



하늘하늘한 눈송이가 하늘에서 내리고 사슴같은 눈을 깜빡이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녀를 볼때면 자성은 숨을 죽이게 되었다.

아이는 가졌을까.
포근한 눈송이들이 그녀를 감싸고 가로등뒤에 숨어 그녀의 모습을 죄진 것마냥 숨어 보던 자성이 하늘을 보았다.


이렇게 짧게. 자주. 자성은 그녀의 공간에 찾아들어와 그녀의 숨결을 나눴다.




"살리고싶지."




형철의 말에 번뜩 자성이 눈을떴다.
집이다, 청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형철은 이미 떠난 지 오래였다.

살리고싶다. 살리고싶었다.



"나왔다아"



청이 마루위에앉아 휘이휘이 신발을 던졌다.



"이제왔소."
"이제꺼정 안 자고 무엇혔냐"
"아까 깼소"



청이 힐끔 자성을 올려다봤다. 자성이 왜 보냐는 식으로 그를 마주하고, 잠시 그를 바라보고 있던 청이 입을 뻐금거리며 주저하나 싶더니




"강형철이 아직 살아있드라"




자성의 눈동자가 일렁인다, 청이 먼저 일어나 집안으로 들어서고 자성은 꽤 오랫동안 제자리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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