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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6 글... 오백만년만에 재업함 "하란대로 다했어. 대체 맘은 언제 줄건데." 목석처럼 굳은 얼굴의 석훈을 앞에 앉혀놓고 민우는 서서히 주르륵 옆으로 누웠다. 어렸을적, 몸을 주어도 맘은 준 게 아니라던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뭐든지 다했다. 시키는 대로. 니가 되고싶은 대로. 다해줬잖아. 민우는 팔에 뺨을 묻힌채로 일그러지게 웃었다. 눈은 찌푸려지고 입은 올라가선 지금 이 상황과 저와, 제 앞의 민석훈을 비웃었다. "대체 언제 나 사랑할거에요?" 어린애처럼 사랑을 구걸한다. 그럼 그렇지. 어렸을 적부터 제대로 된 애정 한번 못 받아본 놈이 바라는건 뭐겠어. 석훈은 그제야 오랫동안 깔고있던 시선을 들었다. 민우가 아이마냥 심심하단 얼굴로 입술은 다문 채, 저를 쳐다보고있다. "내일 너 약혼있어...
-밥 먹었니? -아직이요...아저씨는요 -......밥 먹자. 집에 들어온 범수는 영락뿐인 거실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화이가 집에 돌아오지 않은지 5일째. 범수는 또 혹여나 화이가 가 있을만한 곳을 모두 돌고 오는 길이었다. 범수는 계란찜을 식탁에 올려두고, 영락은 젓가락을 집었다. 친구 아버지와 아들 친구라니. 참 기묘한 조합이다. 그래도 교복 입은 영락의 모습이 화이와 겹쳐보였던 것일까, 범수는 괜히 오뎅볶음을 영락쪽으로 더 밀며 붉은 입술을 꾹 물었다. 영락은 그런 범수의 입술을 쳐다보다 시선을 돌려 오뎅을 집었다. 영락은 화이의 집에 자주 놀러오곤 하였다. 말주변이 없던 화이가 유일하게 어울려 지내던 친구기도 하고, 혹여나 화이가 영락을 보러 집에 돌아오기라도 할까 범수는 화이 없이도 꼬박꼬박..
아 갑자기 서영락이랑 농아남매들처럼 박선창도 한패였던 거 보고싶다. 선창 죽을뻔했을때 구해준 게 영락이고 둘이 사실 이 조직에 들어오기 전부터 알던 사이인거 보고싶다. 영락은 한참 오연옥과 연락하던 시기였고 선창은 회사한테 이용당한 뒤 짤리고 회사 사람들 죽이러가다가 현타와서 한강 내려다보며 걍 죽을까하고 있다 영락을 만나는 것. 영락이 죽이면 안된다고 브라이언 이사한테 직접 찾아가서 말하던 것도 그렇고 영락이한테 야 어떡하냐 너 진짜 죽일건가봐 하면 영락이 괜찮으니까 계획대로 주사 꽂아라, 하고 농아남매랑 손잡은거 모르는 선창은 심장폭주 나중에 죽은 척 하고 사라져있다가 일 다 끝나고 영락이 말끔하게 걸어나오는데 야...! 하고 나오는 선창. 영락이 어디서 뭐했냔 얼굴로 갸웃, 하면 너 죽은 줄 알았잖..
동범과 범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인질극 놀이등을 즐겨했는데 저보다 덩치 큰 형들이 자진해서 경찰역을 맡고 범수를 제어하려하면 미친놈처럼 칼을 휘둘며 진짜 찌르는 바람에 그뒤로 교회 사람들은 동범보다도 범수를 건드는데 조심했다고 한다. 동범은 언제 또래친구들이 가족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 범수에게 엄마아빠놀이를 하자며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 범수가 앞치마를 입고 저를 반길 모습을 상상하며 첫 자위를 했었다한다, 물론 범수는 대답 대신 동범의 목젖을 쳤다고. 그뒤로 동범은 범수 몽정을 하다 끝에 목젖이 아리며 깨곤했다. 동범은 17살까지만해도 범수한테 제게 시집 오지 않겠냔 농담아닌 진담같은 말을 하곤 했다. 17살 겨울에 더운 나라로 가지 않겠냔 석태의 말을 따라 교회를 나온 후로 동범은 범수에게 다신 그..
사생아 X 사생아 닿을 수 없는 존재(해원맥)에 대한 강림의 욕망 구조는 굉장히 맛있다. 특히 형제물은 놓을 수 없는 원작이 준 선물 ※강림과 밀언은 동일인물이 맞습니다 모르는 여자에게서 밤늦게 전화가 왔다. 목소리는 모르는 내게 "작은 도련님" 의 유모라며 굉장히 미안해했다. 새벽 3시, 나도 잠이 오지 않아 술로 시간을 보내던 때이었다. 라이벌의 약점을 들었다. 내가 못 들어갈 것 같던 철문이 쉽게 열리고 경호 하나 없이 검사도 없이, 내 차가 그의 정원으로 들어갈 때 나는 잠깐 희열을 느꼈었다. 아프댄다. 아버지가 쓰러졌을때도 눈 하나 깜짝 않던 너였는데... ...물론 그가 네게 아버지란 의미를 지닌 사람이지도 않았지만 유일하게 너를 지켜주는 존재이지 않았는가. 나는 솔직히 이 자리에서 금방 낙오..
강림원맥 감미된 (너도 인간이니?) 지영훈 X 해원맥 새벽. 부스스, 침대에서 일어나 흰 와이셔츠를 걸치던 누군가 열려 있는 창문을 보곤 걸음을 멈춘다. 이내 창문을 닫는 그. 그때 침대에서 누군가 일어난다. 움찔거리며 뒤돌아본다. "깼어?.." 원맥이 피곤한 얼굴로 선반 위에 올려둔 담배를 더듬, 집어 물곤 불을 붙인다. 그 모습을 긴장하며 보던 남잔 무겁게 입을 연다. "집에 뭐 두고 온 게 생각나서.." "거짓말..." 남자는 담밸 피우며 자길 보고 있는 원맥을 본다. 고갤 비스듬히 꺾은 채 웃고 있는 그. "그 사람한테 가려는 거잖아요..." ..... 남자는 말이 없다. 원맥은 푹, 고갤 숙인 채 담배를 빨아들인다. 말 없이 일어나 방을 나가는 그. 원맥이 멍한 얼굴로 가만히 있다, 하염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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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택은 종종 쉰 쇳소리를 내곤 하였다. 숨이 잘 안 쉬어져 폐에서 새는 숨소리라 하곤 했다. 종성은 타지에 가면 숨이 트일테니 그때꺼정 버티란 말을 습관처럼 뱉곤 하였다. 발령이 떨어졌고, 베를린엔 종성만이 가게 되었다. 무택의 쇳소리는 날날이 짙어지고 종성은 종종 환청을 듣곤 하였다. 눈이 많이 오는 날, 종성은 덜덜 떨며 공장의 지붕 아래에 무택과 붙어 죽기 살기로 한기를 버티던 때를 떠올리곤 했다. 무택의 쇳소리가 시작된 시기는 그때부터였을까. 얼른 죽고 싶은 놈마냥 하도 흰 숨을 들이마셔 종성은 그의 입을 틀어 막았었다. 그때부터였을까, 그때부터였을까. 너의 서럽던 눈이 나를 응시하고 내가 끝내 베를린으로 떠날때꺼정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올라탄 열차에서 너의 그 눈빛이 나를 좇던. 무택아 타지에 ..
백하가 집을 나온 뒤로 파소는 종종 만춘의 집을 찾아갔다. 제 사랑하는 연인의 소중한 형제가 걱정이 되어 찾아오는 거였겠지. 만춘은 속이 훤히 보이는 것이 싫어 문을 열어 주기 싫었지만 그럼에도 만춘은 매번 파소를 집에 들였다. 처음 그가 사가지고 온 것은 화과자였다. 영, 식탐이 없던 만춘은 그것을 시원찮게 바라봤지만 어째서인가 신난 사람은 파소같기도 했다. 만춘은 심술이 나서, 백하가 없어 어쩌냐 물었는데 파소는 대답이 없었다. 그 뒤로 파소는 각종 놀잇감을 가지고 찾아왔었다. 도깨비 인형도 있었고 말을 탄 기사의 모형도 있었다. 만춘은 늘 아무 반응이 없었지만 파소는 꼬박꼬박 그를 찾아왔었다. 그랬었다. 그랬다. 하루는 만춘이 꿈에서 깊은 산골을 헤매는 오래 전의 악몽을 되꾸어 괴로워하였을 때, 무..